2021년 8월 29일 일요일

광물과 함께 떠난 문명기행

'광물과 문명' 시리즈를 시작하며

필자는 거의 40여년 가까이 광물을 수집해 왔다. 그 수집품을 토대로 수장고 겸 광물 전시를 겸한 연구소를 현재 운영하고 있다. 광물 그 자체가 매력있는 자연의 예술품이자 자연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말 없는 이야기꾼이다. 인간의 역사도 좀 더 깊이 보면 광물과 함께 발전해왔다고 하여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석기시대, 청동기시대, 철기시대 등 인간이 어떤 소재를 이용했는지에 따라 문명의 발달을 구분하고 있다.필자는 그런 연유로 여행을 할 때도, 광물이라는 소재 관점에서 문명의 유산들과 그 지역의 자연 환경을 바라본다.

목적이 무엇이던, 여행은 적지 않은 시간과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특화된 목적여행도 있지만, 대개는 획일화된 프로그램에 따라 편하게 여행하는 방법을 택하게 된다. 유명 관광지에서 사진찍고, 그 흔적을 기록하는 그런 여행이다. 그 자체가 즐거운 것일 수도 있지만, 시간이 흐르면 색이 바래는 여행이다. 필자도 좀 더 깊이 있게, 음미하는 여행을 갖지 못한 아쉬움을 느껴 본 경험이 많이 있다. 귀중한 시간과 비용을 투자하는 여행이 좀 더 깊숙이 즐거움을 배가시키고, 지적 경험 자산으로 자리 잡을 수 있게 하는 것이 무얼까 하는 측면에서 이 글을 쓰게 되었다.

여행지에서 맞닥뜨릴 그 대상에 대한 본질을 볼 수 있게 하는 기본적 지식이자 팁에 관한 이야기다. 유명 건축물, 고대 유물, 예술품, 자연경관에 대해서 그것을 이루고 있는 소재와 자연의 역사, 배경이라는 측면에서 다양한 시각과 깊이로 풀어가는 여행 이야기이다. 뿐만 아니라 일상에서 늘 맞닥드리는 각종 문명의 이기와 소재의 뿌리를 이해하는 데도 도움이 되리라 본다.이런 시각에서 바라보면 겉으로 드러난 모습외에, 더 깊숙히 그 대상물을 바라볼 수 있게 된다. 보이지 않는 것도 보이고, 남이 볼 수 없는 것을 볼 수 있게 된다. 이게 바로 지적 즐거움이다. 이런 관점에서 이 시리즈를 시작하게 되었다.

'여행 그 이상의 여행'을 위한 문명여행을 광물과 함께 떠나고자 한다.

season ₁  고대 이집트 문명을 찾아서

고대 이집트 문명은 세계4대 문명의 발상지로서, 현대에도 놀랄만한 문명의 수준을 뽑내고 있다. 국적을 막론하고 많은 고고학자, 소위 이집트학 학자(Egyptlogyst)덕분에 몇 천년을 거슬러 숨겨진 많은 의문들이 밝혀졌다. 이런 의문들에 대해 그 놀라운 문명의 퍼즐들을 풀어가면서 이 여행을 떠나 가본다. 필자는 몇년 전 어렵게 이집트 여행을 다녀왔다. 여행 버켓리스트의 최상위였지만, 이런저런 이유로 실행치 못했던 여행이다. 몇년 동안 이집트 내부사정으로 정정과 치안상태가 불안정하고, 실제 국내에도 한 동안 시끄러웠던 납치 사건 등으로 여행길이 닫혀 있었다. 마침 아랍의 봄 등으로 인한 무정부적인 사회적 혼란이 수그려들면서 마침 내 여행의 기회를 잡게 되었다. 몇년전 국내에서도 국립 박물관에서 뉴욕의 '브룩클린 박물관 소장 이집트 유물전'이 열린 바 있다.


Brooklyn 박물관 소장 이집트 문명전(국립 중앙 박물관)

필자의 취미가 광물 수집이라 자연스레 소재 관점에서 관찰하였는데 그 다양성에 놀라움을 금 할 수 없었다. 다양한 소재를 이용하여 뛰어난 인류유산 걸작들을 태어나게 한 배경이나, 이집트의 자연환경은 어떨가하는 궁금증이다. 이후 여름 휴가차 잠시들린 부산의 한 호텔 북 카페에 펼쳐 놓은 큼직한 책이 나의 눈길을 끌었다.


Egyptian Treasures from the Egyptian Museum in Cairo내 표지
Tutankhamun황금 옥좌에 그려진 투탕카문과 왕비

이집트 카이로 박물관 소장품을 수록한 책이었다. 이를 계기로 이집트 관련 서적들을 구하고 탐독하였다. 어렴풋이 알 던 것을 새로이 알게 되었다. 알면 알 수록 더 재미있는 사실들을 접하게 되어, 직접 눈으로 체험하는 시간여행을 떠나기로 하였다. 더 깊이 더 깊게 여행 욕심이 있었지만,  시간과 비용, 체력을 감안하여 차선의 여행을 다녀왔다. 그 여행을 일정 순으로 정리 나열한 것이 아니라 대상에 대한 다양한 시각에서 바라본 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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